[시승기] 볼보 EX90 트윈 모터 "456마력도 충분한 괴력, 2.7톤 무게가 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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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중심으로 'EX90 트윈 모터 울트라'를 직접 주행해 보니 가속페달을 밟는 거의 모든 순간 2.7톤이 넘는 차체 무게를 의식하기 어려울 만큼 충분한 힘이 따라왔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앞서 680마력의 'EX90 트윈 모터 퍼포먼스'를 경험한 뒤 최고출력을 456마력으로 낮춘 트윈 모터를 다시 타면 분명 힘의 차이가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심을 중심으로 'EX90 트윈 모터 울트라'를 직접 주행해 보니 가속페달을 밟는 거의 모든 순간 2.7톤이 넘는 차체 무게를 의식하기 어려울 만큼 충분한 힘이 따라왔다.
특히 저속에서 부드럽게 출발하는 상황은 물론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다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차체를 힘겹게 끌어가는 느낌이 좀처럼 없다. 680마력 퍼포먼스의 폭발적인 가속과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여러 명의 승객을 태우고 편안하게 이동하는 플래그십 패밀리 SUV라는 'EX90'의 성격을 생각하면 오히려 456마력 트윈 모터가 더 자연스러운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90은 전장 5040mm, 전폭 1965mm, 전고 1740mm에 휠베이스 2985mm로 숫자만 놓고 봐도 상당히 큰 대형 SUV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5m 넘는 차체, 장식보다 비율과 면으로 존재감 강조
EX90은 전장 5040mm, 전폭 1965mm, 전고 1740mm에 휠베이스 2985mm로 숫자만 놓고 봐도 상당히 큰 대형 SUV다. 실제로 마주하면 전통적인 볼보 SUV의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표면을 훨씬 매끄럽게 다듬어 기존 XC90과는 다른 분위기를 전달한다.
전면에는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로 존재감을 강조하기보다 전기차답게 대부분을 막아 놓은 패널과 볼보를 상징하는 '토르의 망치' 형태를 새롭게 해석한 조명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또 울트라 버전에는 HD 픽셀 헤드램프가 적용되고 측면에서도 플러시 도어 핸들과 단순한 면 처리를 통해 5m가 넘는 차체를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게 보이지 않도록 했다.
후면은 볼보 왜건과 SUV에서 이어져 온 수직형 테일램프를 미래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화려한 장식을 많이 사용하는 최근 대형 전기 SUV와 비교하면 상당히 절제됐지만 멀리서 봐도 볼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브랜드 정체성은 분명하다.
실내로 들어서면 외관보다 볼보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넉넉한 공간은 장점, 단순한 실내는 호불호
실내로 들어서면 외관보다 볼보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대시보드 가운데 14.5인치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를 배치하고 운전자 앞에는 9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했으며 물리 버튼 대부분을 줄여 주요 기능을 가운데 화면으로 통합했다.
수평형 에어벤트와 우드 패널, 자연광과 비슷한 조명을 조합한 실내는 화려한 소재를 여러 겹 사용하는 경쟁 플래그십 SUV와 확실히 다른 접근이다.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EX90의 성격과 잘 어울리지만 1억 원이 넘는 가격에서 기대하는 시각적인 화려함이나 소재의 풍성함을 생각한다면 소비자에 따라 다소 단순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반대로 공간은 EX90의 분명한 강점이다. 6인승과 7인승을 선택할 수 있고 3열을 접었을 때 트렁크 용량은 324ℓ, 2·3열을 모두 접으면 6인승 2082ℓ, 7인승은 2135ℓ까지 늘어난다. 앞쪽에는 46ℓ 프렁크도 마련했다.
실제로 3열까지 사용하는 과정에서는 승하차가 기대만큼 편하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3열을 접으면 적재공간은 상당히 여유롭다. 여러 명의 승객을 태우는 용도와 많은 짐을 싣는 패밀리 SUV의 역할을 모두 고려한 공간 구성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EX90 트윈 모터 울트라는 106kWh NCM 배터리와 앞뒤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AWD 방식으로 최고출력 456마력, 최대토크 68.4kg·m를 발휘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680마력 경험한 뒤에도 부족하지 않았던 456마력
본격적으로 도로에 나서면 이번 시승에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에 비교적 빠르게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최고출력이 퍼포먼스보다 224마력 낮지만 도심에서 456마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은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참고로 이번 시승차인 EX90 트윈 모터 울트라는 106kWh NCM 배터리와 앞뒤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AWD 방식으로 최고출력 456마력, 최대토크 68.4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5.5초다.
해당 모델은 출발할 때부터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무거운 차체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중속 영역에서 가속페달을 다시 깊게 밟아도 반응은 충분히 여유롭다. 특히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2.7톤이 넘는 차체를 힘겹게 끌고 간다는 느낌보다 운전자가 요구하는 만큼의 힘을 즉각적으로 꺼내 쓰는 감각이 먼저 전달된다.
해당 모델은 출발할 때부터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무거운 차체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중속 영역에서 가속페달을 다시 깊게 밟아도 반응은 충분히 여유롭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앞서 경험한 퍼포먼스 버전과 비교하면 강하게 가속할 때 절대적인 차이는 확실하다. 680마력이 만들어내는 폭발적인 가속은 울트라 버전에서 기대하기 어렵지만 실제 도심과 일상적인 중가속 영역에서 그 성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상황 역시 많지 않았다.
오히려 456마력은 부족해서 타협한 출력이라기보다 EX90의 크기와 성격을 고려하면 충분하고도 남는 성능에 가깝다. 퍼포먼스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이 '2.7톤이 넘는 SUV가 이렇게 빠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면 트윈 모터에서는 '이 정도면 굳이 더 빨라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트윈 모터 울트라에서 출력 이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첫 충격은 남기고 이후 움직임 빠르게 정리
트윈 모터 울트라에서 출력 이상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이다. 볼보는 기존 에어 서스펜션보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편안한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도심에서 과속방지턱을 넘으면 첫 순간에는 살짝 툭 하는 충격이 전달된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방식은 아니다. 대신 이후 차체의 상하 움직임을 상당히 빠르게 정리하면서 곧바로 안정감을 되찾는다.
무거운 대형 전기 SUV에서 나타나기 쉬운 2차적인 움직임이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덕분에 부드럽지만 필요 이상으로 물렁하지 않고 코너에서도 높은 차체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며 운전자나 승객에게 부담을 주는 느낌이 적었다.
EX90에서 승차감 못지않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은 정숙성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경쟁 전기 SUV와 비교해도 돋보이는 N.V.H.
EX90에서 승차감 못지않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은 정숙성이다.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는 만큼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로드노이즈나 차체 주변 풍절음이 상대적으로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이번 시승에서 도심과 중속 영역을 오가는 동안 EX90은 외부 소음을 상당히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경쟁 대형 전기 SUV와 비교해도 정숙성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울트라에 적용되는 1610W 바워스앤윌킨스 오디오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앞좌석 헤드레스트 스피커까지 포함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조용한 실내와 결합되면서 음질 자체뿐 아니라 탑승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전장 5m가 넘고 전폭도 2m에 가까운 차체는 시내에 들어오면 분명 부담스럽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움직이면 크기를 잘 감추지만 도심에서는 부담
전장 5m가 넘고 전폭도 2m에 가까운 차체는 시내에 들어오면 분명 부담스럽다. 좁은 골목이나 주차 공간에서는 운전자가 EX90의 크기를 계속 의식하게 된다.
반면 움직이기 시작하면 예상보다 다루기 어렵지 않다. 스티어링 반응은 큰 차체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고 코너에서도 2.7톤이 넘는 전기 SUV 특유의 둔한 움직임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에어 서스펜션이 차체의 상하 움직임뿐 아니라 좌우 움직임까지 안정적으로 다루면서 실제 크기보다 한결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다만 이 정도 크기의 플래그십 SUV라면 후륜조향 기능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출력 부족보다 긴 차체가 도심에서 더 먼저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후륜조향은 코너링 성능보다는 좁은 공간에서의 일상적인 사용성을 높이는 장비로 유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볼보 EX90 트윈 모터 울트라 가격은 7인승 1억 1620만 원, 6인승 1억 1820만 원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680마력보다 EX90 본래 성격에 가까운 선택
EX90 트윈 모터 울트라 가격은 7인승 1억 1620만 원, 6인승 1억 1820만 원이다. 상위 퍼포먼스 울트라는 각각 1억 2120만 원과 1억 2320만 원으로 동일한 좌석 구성을 기준으로 정확히 500만 원 차이가 난다.
500만 원을 더 지불하면 680마력과 제로백 4.2초라는 확실한 성능을 얻는다. 하지만 두 모델을 모두 경험하고 나면 EX90이라는 자동차에서 중요한 가치가 최고출력에만 있지는 않다는 점도 분명해진다.
456마력의 트윈 모터 역시 차체 무게를 좀처럼 의식하기 어려울 만큼 충분한 가속력을 갖췄고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불규칙한 노면에서 충격을 받은 뒤 차체 움직임을 빠르게 정리했다. 여기에 경쟁 전기 SUV와 비교해도 돋보이는 NVH와 오디오 품질, 넉넉한 공간까지 EX90의 핵심적인 장점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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