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하이브리드로 더 고급스럽게,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시승기 | 원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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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 가솔린 모델에 이어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국내 환경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연기관 특유의 편의성과 전동화 차량의 효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선택지로 자리잡았다. 국내 제조사뿐 아니라 수입차 브랜드들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추세 속에서,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출시 초기부터 관심을 모은 모델이다. 장거리 주행에서는 20km/L를 넘는 연비를 보여준다는 리뷰들이 여럿 확인되는 가운데, 이번 시승은 정체가 잦은 도심 구간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움직이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세단 최초로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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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1.6 터보 기반의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현대차 세단 가운데 처음으로 얹었다. 변속기에는 구동과 회생제동을 담당하는 구동 모터(P2)와 시동, 발전, 구동력 보조까지 수행하는 시동 모터(P1)가 병렬로 결합돼 동력 효율을 끌어올렸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39마력, 최대토크는 38.7kgf·m, 복합연비는 18.4km/L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8.3초에서 8.0초로, 추월 가속의 기준이 되는 80~120km/h 구간 가속 시간도 5.4초에서 5.2초로 짧아졌다.
시승차의 인포테인먼트 화면에는 이전 가솔린 모델과 달리 하이브리드 전용 메뉴가 추가됐다. 배터리 충전 상태 그래프, 연비 정보, 전기 모터 사용량과 함께 관성 주행, 대기환경 보호 모드 같은 몇 가지 옵션을 확인할 수 있다. 구성 자체는 단출한 편인데, 운전자가 세세한 정보를 신경 쓰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연비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인상으로 이어졌다.
저속 구간의 미묘한 이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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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발진에서는 전기 모터의 개입 덕분에 일반 가솔린 모델보다 다소 경쾌한 느낌을 준다. 다만 정체 구간에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다 보면 미세한 울컥거림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모터 개입 시점의 미세한 불연속인지 세팅의 차이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저속 구간에서 일반적인 내연기관과는 다른 주저함이 감지된다. 고속 주행이나 일반적인 시내 주행에서는 크게 체감되지 않을 수준이라는 점도 함께 짚어둔다.
배터리 잔량이 30% 아래로 떨어지면 엔진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데, 30% 수준에서도 정지 후 출발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인상적인 부분은 EV 모드로 주행하는 구간이 상당히 길다는 점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흐름 속에서, 전동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효율도 함께 개선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모터 역위상 제어로 끌어올린 정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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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정숙성이다. 엔진이 구동할 때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소리 자체도 낮은 톤으로 들어와 부담이 적다.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에는 P1 모터 직결 구조를 활용한 엔진 정지각 제어 기술이 적용됐다. 감속이나 정차로 엔진이 멈추고 모터 주행으로 전환되는 순간 P1 모터가 크랭크축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해, 다음 시동 시 부하 구간을 가장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는 위치에 엔진을 세우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재시동 시 발생하는 진동을 최대 51% 저감했다.
여기에 P1, P2 모터가 엔진 진동과 반대 방향으로 토크를 발생시켜 진동을 상쇄하는 모터 역위상 제어 기술도 더해졌다. 주행 중 엔진 작동 시와 정차 중 배터리 충전을 위한 공회전 시 발생하는 진동을 줄여 실내 부밍 소음을 약 3dB 개선한 결과다. 실제 주행에서도 배터리가 30%를 채우면 엔진이 곧바로 꺼지기 때문에 엔진 소음을 접할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 정체 구간처럼 낮은 속도로 서행하는 상황에서는 회생제동으로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채우기 어려운 만큼, 배터리 잔량을 30~32% 선에서 유지하며 EV 모드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시스템의 움직임도 확인할 수 있었다.
2열까지 배려한 공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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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2열 시트 뒤쪽에 자리하는데, 그럼에도 리클라이닝 기능을 넣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존에는 시트가 접혔을 때 필요한 하부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2열 리클라이닝을 넣기 힘들었다. 현대차는 시트 프레임이 차체에 체결되는 위치를 기존보다 37mm 앞으로 옮기고 배터리 프레임 높이를 약 32mm 낮춰 필요한 공간을 만들었다. 배터리 냉각 경로도 도어 스커프 방향에서 트렁크 후방 방향으로 바꿔, 2열 리클라이닝 상태에서도 기존 모델과 동등한 냉각 성능을 확보했다. 통풍 시트를 위한 덕트 구조까지 함께 손보면서 2열을 편안하게 눕힐 수 있는 공간이 완성됐다.
2열에서 고개를 들면 스마트 비전 루프가 펼쳐진다.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 대비 개구 면적이 약 42% 넓어지고 1열 헤드룸도 51mm 늘었다. 기계식 블라인드 대신 고분자 분산형 액정(PDLC) 필름을 적용해 6개 영역별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이 구조 덕분에 루프 두께 자체도 줄일 수 있었다. 더운 날씨에 직접 만져보면 루프 표면이 따뜻하긴 하지만 철판을 만질 때처럼 뜨거운 수준은 아니었다. 열 차단 성능은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 대비 약 30%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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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디자인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 공조 송풍구도 히든 타입 전동식 에어벤트로 바뀌었다. 고정된 구멍 안쪽의 날개가 움직이며 바람 방향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화면 터치를 통한 방향 조작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승객 집중, 승객 회피, 자동 순환, 자유 조작 등 커스텀 모드를 선택하면 바람이 오는 방식이 확연히 달라지는 점도 인상적이다.
플레오스 커넥트와 글레오 AI, 아직은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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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는 현대차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했다.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 안에 다양한 메뉴가 들어가면서 처음에는 복잡하다는 인상과 주행 중 조작 편의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물리 버튼은 위치를 한 번만 익히면 전방을 보면서도 조작할 수 있지만, 터치 화면은 버튼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선이 화면으로 향하는 빈도가 늘어난다. 다만 자주 쓰는 공조 기능의 경우 터치 메뉴와 하단 물리 버튼을 함께 배치해 편의성을 보완하려 한 흔적이 보인다.
플레오스 앱마켓은 아직 선택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지 않은 단계다. 개방형 마켓인 만큼 향후 다양한 앱이 추가될 가능성은 있지만, 개발자에게 충분한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대형 언어 모델 기반의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 역시 아직 할 수 있는 기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라는 환경 자체가 조용한 실내에서 언어를 구사하는 상황과는 거리가 있고, 학습량 면에서도 다른 범용 AI 서비스와 비교하기는 이른 단계다. 완성도를 높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기능으로 판단된다.
편안함 중심의 주행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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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세팅은 가솔린 모델과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편안한 쪽에 맞춰져 있다. 경쟁 모델인 K8과 비교하면 K8이 조금 더 탄탄한 세팅을 바탕으로 스포티한 주행에 가깝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스티어링, 서스펜션 세팅을 조정하면 성격이 다소 달라지긴 하지만 극적인 변화는 아니다. 어떤 모드에서도 그랜저 특유의 편안함은 일관되게 유지된다. 이 정도 승차감과 서스펜션 제어라면 준대형 수입 모델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인상이며, 오히려 정체 구간이나 과속방지턱, 요철이 많은 국내 도로에서는 더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차체 강성 보강도 이런 감성에 힘을 보탰다. 카울 크로스바 메인 파이프 두께를 0.2t, 좌측 센터 서포트 브라켓 두께를 0.4t 늘리고 유압 제어 리바운드 스토퍼를 적용해 노면 충격과 진동 전달을 줄였다. 기존 20인치 휠 전용이던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을 19인치 휠 사양까지 확대 적용한 점도 더 많은 고객이 향상된 승차감을 누릴 수 있게 한 변화다. 공력 성능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 공기저항계수(Cd)를 0.27에서 0.26으로 낮춰 효율과 냉각 성능을 함께 끌어올렸다.
도심 실주행 연비와 가격 인상, 남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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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구간 약 10km 주행 기준 하이브리드 연비는 7.5km/L 수준으로, 복합연비 18.4km/L에는 크게 못 미친다. 몰론 이 부분은 한정되고 특수한 주행환경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 정도의 수치는 시내 정체 주행에서 흔히 나타나는 수치이며, 과거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달리 엔진을 적극적으로 구동해 배터리를 채우는 이른바 차지 모드가 최근 시스템에서는 거의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오히려 도심 연비를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가격을 둘러싼 논쟁도 짚을 부분이다. 더 뉴 그랜저는 가솔린 2.5 4185만 원, 가솔린 3.5 4429만 원, LPG 4331만 원, 하이브리드 4864만 원부터 시작한다. 트림에 따라서는 G80 엔트리 트림과 가격대가 겹칠 만큼 인상 폭이 크다. 다만 새로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완성도,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주는 승차감, 통풍 시트와 2열 리클라이닝 등을 종합하면 가격만큼 상품성이 좋아졌다는 체감도 분명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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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흐름이 그랜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 높은 차급에 집중해 신기술을 우선 투입하는 경향이 이어지면서,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에는 사실상 아반떼만 남았고 경차와 소형차는 대기 기간만 6개월에서 1년에 달한다. 그랜저의 가격 인상은 하위 모델인 쏘나타, 최근 공개된 아반떼 등 전체 라인업 가격대를 함께 끌어올리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좋은 차를 만나는 만큼 부담도 함께 커지는 셈이며, 이런 변화는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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