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중국차 불신 넘을까? BYD 씰의 실체를 파헤치다 | 원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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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의 전기 세단 '씰(SEAL)'은 기존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다시 써야 할 만큼 완성도 높은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존재한다. 전통 강호들의 틈새를 뚫기 위한 BYD의 전략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과연 씰은 '가성비 전기차'라는 수식어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시승을 통해 확인해 봤다.
재고 논란을 넘어선 첫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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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씰은 출시 직후부터 "재고 처리 차량이 국내로 수출됐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미 상품성 개선을 거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판매 중인데, 해외에는 2022년형 초기형 모델이 각 시장 상황에 따른 업그레이드만를 거쳐 판매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에 BYD 코리아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트랙 시승 행사를 개최하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고, 실제 주행 성능을 통해 해당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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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번에 시승한 BYD 씰은 예전 중국에서 탑승했던 초기 버전과는 확연히 다른 주행 감각을 보여주었다. 당시에는 너무 딱딱하고 불쾌한 승차감이 인상적이었지만, 이번에 경험한 차량은 고속에서도 노면 요철을 잘 흡수하며 편안한 주행을 선사했다. 서스펜션 세팅, 하체 반응, 충격 흡수 성능 등은 눈에 띄게 개선되어 있었다. 트랙 시승이 단순 퍼포먼스 과시가 아닌, 주행 안정성을 입증하려는 의도였다는 점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해양에서 온 디자인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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씰(SEAL)은 이름부터 해양 생물에서 영감을 받은 모델이다. 외관 디자인 역시 바다표범을 연상시키는 유려한 곡선과 날렵한 실루엣이 특징이다. 측면 하부에는 비늘 같은 패턴이 적용됐고, 전면은 마치 물고기의 눈을 형상화한 헤드램프와 낮게 깔린 보닛 라인이 인상적이다. 실내 역시 이러한 해양 모티프를 유지하면서 곡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레이아웃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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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반적인 소재나 디테일 면에서는 아직 국산 고급 전기차들과 비교해 아쉬움이 남는다. 나파가죽 시트와 일체형 헤드레스트 등 기본기에는 충실하지만, 조작계나 트림 마감은 세련됨에서 다소 부족하다. 중국차 특유의 감성적 마감 방식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조금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셀투바디(Cell to Body), BYD 기술의 집약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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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은 단연 '셀투바디(Cell to Body)' 플랫폼이다. 기존 EV가 셀 → 모듈 → 팩 단계를 거쳐 배터리를 구성하는 반면, 셀투바디는 배터리 셀을 곧바로 차체 구조에 통합함으로써 구조적 효율성과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설계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차량의 전고를 낮추고, 실내 공간은 더 넓게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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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BYD 씰은 아이오닉6보다 전고가 낮지만, 2열 공간이나 트렁크 적재공간 모두에서 불편함 없이 여유로운 구성을 제공한다. 셀투바디 기술은 단순한 설계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BYD가 기술 중심 EV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3.8초, 숫자보다 중요한 건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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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된 BYD 씰 AWD 모델은 듀얼 모터가 탑재된 고성능 전기 세단이다. 3.8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폭발적인 가속력은 숫자만으로도 인상적이지만, 실제 주행에서 더 눈에 띄는 것은 '밸런스'다. AWD 시스템과 함께 탑재된 토크 벡터링 기술, 이른바 'iTAC(Intelligent Torque Control)' 덕분에 출력 제어가 상당히 정교하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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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가속 상황에서도 휠스핀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코너링 시에는 후륜에 적절히 토크를 배분해 오버스티어를 유도하기도 한다. 이는 운전자에게 불안감을 주는 오버스티어가 아닌, 주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수준의 개입이다. 2.2톤에 달하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차량이 경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처럼 정밀한 전자 제어 기술 덕분이다.
소비자의 기준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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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씰은 분명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퍼포먼스?'라는 감탄을 자아낼 만한 상품성을 지녔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 중국산 차량에 대한 불신, 그리고 세부적인 품질에서 드러나는 감성적 완성도는 넘어야 할 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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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BYD는 확실히 과거와는 다른 차를 만들고 있다. 아토3가 단순히 저렴함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었다면, 씰은 분명 더 높은 상품성과 완성도를 겨냥한 전략형 모델이다. 실제로 시승 이후 BYD 씰이 단순히 '싼 맛에 타는 차'가 아니라, '가성비를 넘어선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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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제 막 '이야기할 가치'를 갖춘 중국 전기차가 등장했다는 점만으로도 씰은 충분히 주목받을 자격이 있다.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 정교한 주행 질감,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기술력은 BYD가 EV 시장에서 단순한 추격자가 아닌, 기술 선도 브랜드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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