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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추석 연휴를 맞아 경기도 고양시 부모님 댁을 찾은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노후 생활비 이야기를 꺼냈다가 고민이 깊어졌다. 부모는 20년 넘게 살아온 시세 5억원가량의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매달 들어오는 돈은 부부 국민연금을 합쳐 100만원 남짓이다. 관리비와 식비에 병원비까지 내고 나면 생활비가 빠듯해 자녀들이 종종 돈을 보태고 있다.
김씨는 “집값만 보면 재산이 없는 것은 아닌데 부모님이 실제로 쓸 수 있는 현금은 많지 않다”며 “그렇다고 오래 살아온 집을 팔고 낯선 곳으로 이사하시라고 하기도 어려워 주택연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집은 있지만 쓸 현금이 없는’ 고령층이 검토할 수 있는 제도가 주택연금이다. 살던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계속 거주하면서 매달 연금을 받는 방식이다. 가입자와 배우자의 평생 거주가 보장되고, 한 사람이 먼저 사망해도 배우자는 같은 금액을 이어서 받을 수 있다. 국가가 지급을 보증해 연금이 중단될 위험도 없다.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부모의 나이와 집값에 따라 달라진다. 부부라면 나이가 더 적은 배우자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올해 3월 이후 일반주택의 종신지급·정액형에 가입할 경우 부부 중 연소자가 70세이고 집값이 5억원이면 매달 153만9000원을 받는다. 김씨 부모의 국민연금을 더하면 매달 쓸 수 있는 노후소득이 250만원 안팎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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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5억원짜리 집이라도 가입 연령이 60세이면 월 105만3000원, 65세는 126만4000원, 75세는 190만6000원, 80세는 241만6000원이다. 늦게 가입할수록 예상 지급기간이 짧아 월 수령액이 많아진다. 반대로 일찍 가입하면 매달 받는 금액은 적지만 더 오랜 기간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혜택도 확대됐다. 3월 이후 신규 신청자의 월지급금은 평균 3.13% 인상됐다. 평균 가입자인 72세·주택가격 4억원을 기준으로 월 수령액이 129만7000원에서 133만8000원으로 4만1000원 늘었다. 기존 가입자에게는 인상액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초기보증료율은 주택가격의 1.5%에서 1.0%로 낮아졌다. 4억원짜리 주택이라면 대출잔액에 반영되는 초기보증료가 6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줄어든다. 다만 매년 대출잔액에 붙는 연보증료율은 0.75%에서 0.95%로 높아졌다.
가입하려면 부부 중 한 명이 55세 이상이고 부부가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12억원 이하여야 한다. 공시가격은 가입 자격을 판단할 때 사용하고, 실제 월지급금은 한국부동산원이나 KB 시세, 감정평가액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시세가 12억원을 넘더라도 연금액은 최대 12억원까지만 인정한다. 다주택자도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12억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다.
저가주택을 보유한 부모라면 우대형을 살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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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중 한 명 이상이 기초연금을 받고, 부부 합산 시가 2억5000만원 미만의 주택 한 채만 보유한 경우가 대상이다. 시가 1억8000만원 미만이면 일반형보다 월지급금을 최대 약 25% 더 받을 수 있다. 평균적인 우대형 가입자인 77세·주택가격 1억3000만원의 경우 월 65만4000원을 받는다.
자녀 입장에서는 상속 문제가 가장 궁금할 수 있다. 부모가 모두 사망하면 집을 처분해 그동안 받은 연금과 이자·보증료를 정산한다. 집을 판 금액이 대출잔액보다 많으면 남은 돈은 자녀 등 상속인에게 돌아간다. 반대로 부모가 장수해 받은 금액이 집값보다 많아져도 부족분을 자녀에게 청구하지 않는다.
올해 6월부터는 질병 치료나 요양시설 입소, 자녀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공사의 승인을 받아 집에 살지 않으면서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담보 방식에 따라 비워둔 집을 임대해 주택연금과 임대수익을 함께 얻는 것도 가능하다.
주의할 。도 있다. 가입 후 집값이 크게 올라도 월지급금은 늘어나지 않는다. 중도해지하려면 그동안 받은 연금과 이자 등을 한꺼번에 갚아야 하고, 같은 집으로는 3년 동안 다시 가입할 수 없다. 정액형의 월지급금은 물가가 오르더라도 자동으로 인상되지 않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연금은 단순히 집을 넘기고 연금을 받는 상품이 아니다”며 “부모에게 필요한 생활비와 의료비, 향후 거주 계획, 자녀에게 남길 재산을 함께 따져 선택해야 하는 노후자산 활용 수단”이라고 말했다.
최정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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