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차급 뛰어넘는 공간·안락함’···르노 준중형 전기차 ‘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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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준중형 전기 SUV 세닉 E-TECH(이하 세닉). / 사진=최동훈 기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르노가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닉 E-TECH(이하 세닉)으로 3년여만에 국내 전기차 시장을 다시 공략한다. 세닉은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적용한 동시에 상위 차급 국산차와 견줄 만한 실내공간 규모, 구동성능을 갖췄단 평가다.
9일 서울, 강원 춘천시 일대에서 세닉 아이코닉 트림을 시승했다.
아이코닉 트림은 테크노, 테크노 플러스 등 하위 트림의 기본 사양에 더해 미쉐린 20인치 타이어, 투 톤 루프, 차음&적외선 차단 윈드실드(앞유리), 360도 3D 어라운드뷰(카메라), 하만 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 고급 사양을 기본 탑재했다.

세닉의 측면부. / 사진=최동훈 기자
세닉는 크기로 볼 때 국내 차급 구분 관행상 준중형차에 속하지만, 기존 판매 중인 전기차 중 일대일로 비교할 동급 모델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닉 크기는 전장 4470㎜, 전폭 1865㎜, 전고 1575㎜, 축거 2785㎜에 달한다. 전장이 현대차 소형 전기 SUV 코나 일렉트릭(4355㎜)보다 115㎜ 길고, 준중형 SUV 투싼 하이브리드(4640㎜)보다 170㎜ 짧다.

세닉의 후면부. / 사진=최동훈 기자

세닉의 2열 전경. 스마트기기 거치대, C-타입 충전구, 컵홀더 등이 적용된 인지니어스 암레스트가 2열 좌석 중앙에 장착됐다. / 사진=최동훈 기자
이에 비해 축거가 투싼 하이브리드(2755㎜)보다 30㎜ 길다. 수입 전기차 중에선 BMW 전기 SUV iX2과 비교해 전장이 85㎜ 짧지만 축거는 95㎜ 더 길다. 전장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1열 운전석은 시트 높낮이를 조절해 평균보다 큰 키의 운전자도 여유롭게 앉을 수 있고, 2열도 시트 등받이가 뒤로 젖혀져 있어 머리, 다리 공간을 넓게 확보했다.

세닉의 2열 시트 등받이를 앞으로 접은 후 확보한 실내공간. / 사진=최동훈 기자
적재 용량은 트렁크 545ℓ, 2열 시트 폴딩시 1670ℓ에 달한다. 르노는 전기차 전문 자회사 암페어(Ampere)가 개발한 전기차 전용 ‘AmpR 미디엄’ 플랫폼을 기반으로 차량을 개발해 실내 공간을 내연기관차 대비 확장했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실내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고 휠을 차체 네 모서리에 가깝게 배치하는 등 설계를 최적화해 공간을 넓혔다.

세닉의 PE룸. / 사진=최동훈 기자
◇ 운전대 가볍고 페달 묵직···커브길도 부드럽게 고속 돌파
세닉은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0.6㎏·m의 구동력을 발휘한다. 최고출력은 현대차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218마력, 2WD 기준)과 맞먹는 수준이다. 최소 1855㎏으로 가벼운 세닉은 탄탄한 구동계를 바탕으로 출발 후 시속 100㎞까지 7.9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세닉은 강한 힘을 부드럽게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묵직하게 들어가는게 느껴지고, 차는 여유 있게 서서히 속력을 높인다. 페달을 강하게 밟았을 때 뛰쳐나갈 정돈 아니지만 빠르게 가속한다. 운전대(스티어링 휠)는 가볍게 돌아가지만 회전각 대비 조향각을 의미하는 조향비가 낮아 조금만 조작해도 방향을 많이 튼다.

세닉의 운전석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덕분에 커브길을 매우 안정감 있게 돌파한다. 나들목 같이 굽은 구간을 시속 80㎞의 빠른 속력으로 달렸을 때 운전석에서 몸이 반대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을 타사 동급 모델보다 더 잘 해소한다.
빠르게 달리던 중 차선을 변경하거나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릴 때 민첩하게 조향할 수 있어 팔에 부담이 덜 간다. 다시 직선 경로로 접어들 때 세심하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 좌우 흔들림 없이 매끄럽게 경로를 유지한다.

세닉 최상위 트림 아이코닉에 장착된 미쉐린 크로스 클라이밋 2 SUV 20인치 타이어. / 사진=최동훈 기자
◇ 소음·진동 차단···회생제동 강도 세분화해 주행질감↑
노면 충격을 해소하는 능력도 우수하다. 야외주차장의 울퉁불퉁한 벽돌길을 지나거나 맨홀 뚜껑을 한쪽 바퀴로 밟을 때 불규칙한 좌우 흔들림을 부드럽게 흘려보낸다. 고속으로 달릴 때 시트나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는 진동도 약하다. 르노는 세닉 후륜에 고급 서스펜션 멀티링크를 탑재하고, 전체 서스펜션의 스프링 세팅을 최적화해 충격 완화 능력을 높였다.
방음 성능도 우수하다. 도심이나 고속도로의 규정 속력에 맞춰 달리는 동안 바람 가르는 소리(풍절음)나 노면음이 비교적 작게 들린다. 옆 차선을 달리는 차에서 나는 소음도 미미하게 들린다. 르노는 차체 바닥과 배터리 케이싱 사이에 감쇠력 강화 폼을 삽입해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는 스마트 코쿤(smart cocoon) 기술로 더욱 쾌적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스티어링 휠 뒷면 좌우에 장착된 패들 시프트로 원페달 드라이빙을 포함한 강도 5단계의 회생제동 기능을 사용해 운행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회생제동 단계별 강도가 촘촘히 적용돼 있어 주행 중 강도를 높일 때 최고 단계를 제외하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듯 부드럽게 감속할 수 있다.

세닉 주행 후 계기반에 전비 6.7㎞/㎾h가 표시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세닉의 실제 전비(연비)는 공인 수치를 크게 상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87㎾h 용량 NCM 배터리를 장착해 국토교통부 인증 기준 복합 공인 전비 4.4㎞/㎾h를 달성했고 460㎞까지 주행 가능하다.
서울 성동구 르노 성수에서 출발해 강원 춘천시까지 101㎞를 달렸다. 서울 도심에서 서행하며 정지 신호를 만나 멈추고 서길 반복했고,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선 막힘없이 달리며 종종 고속 주행했다.
회생제동을 최고 단계로 올려 브레이크 페달 조작없이 원페달 드라이빙을 실시했고, 에어컨은 온도 20도에 2~3단계 세기로 틀었다. 이후 기록한 전비는 6.7㎞/㎾h로, 배터리 용량에 곱했을 때 최장 583㎞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세닉 전 트림에 선택 장착 가능한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 투명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햇빛과 자외선을 차단한다. / 사진=최동훈 기자
◇ 투명도 조절 썬루프·화재 신속 진압 등 신기술 적용
세닉은 다양한 신기술을 갖춰 타사 차량과 차별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12인치로 동일한 면적의 계기반, 세로형 인포테인먼트용 터치 스크린을 연결하는 L자형 스크린 타입의 오픈알 링크(openR link)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적용됐다.
또한 버튼을 눌러 투명도를 4가지로 조정할 수 있는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를 비롯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안면인식, 스마트폰 무선 연동, 마이 르노, 파이어맨 액세스(유사시 배터리 케이스 접착 디스크 개방) 등이 탑재됐다. 다만 1열 통풍 시트, 내비게이션 등 고객 선호도 높은 사양 중 일부는 적용되지 않았다.
르노코리아는 개별소비세 인하분,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적용한 세닉 트림별 시작가(최저 기준)를 테크노 5159만원, 테크노 플러스 5490만원, 아이코닉 5950만원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르노코리아가 추산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총 477만~510만원)을 적용하면 최저 4649만원에 구입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5의 실구매가가 현재 350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1000만원 높지만, 제네시스 GV60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구입 가능하다.
르노 코리아는 내달 출시 시점에 맞춰 판매가를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세닉의 차급 대비 넓은 실내 공간과 새로운 디자인, 기술, 이용 경험 등을 어필한단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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