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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키갈리 도심 주행하는 전기 오토바이 (키갈리=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 8월 30일(현지시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위치한 기후테크 기업 앰퍼샌드 지。에 배터리 교체식 전기 오토바이들이 세워져 있다. 이 오토바이들은 르완다 정부의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 정책에 힘입어 현지 운전자들의 유류비 절감과 도심 탄소 감축을 이끌고 있다. 2026.9.28
(키갈리[르완다]·나이로비[케냐]=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매캐한 매연을 뿜던 내연기관 오토바이 대신 조용한 전기 모터 소리가 르완다 수도 키갈리의 가파른 언덕길을 매끄럽게 가로지른다. 서부 국경 도시 루바부의 수확후처리센터(LPC)는 기후변화에 맞서 고추·양파 등 농산물의 수확 후 손실을 최소화하고, 생산부터 가공·수출까지 잇는 '스마트 녹색 농업 공급망' 구축으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동아프리카의 기술 허브인 케냐 나이로비 인근 낙농가에도 한국의 혁신 기술이 일으키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인공지능(AI) 기반 스타트업 바딧의 스마트 가축 헬스케어 기술이 현지 낙농업의 체질을 바꾸고 있고, 청운바이오텍의 미생물 발효사료(TMF) 기술 등도 현지 맞춤형 자립의 토대를 다지는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뭄과 홍수 등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으면서도 경제 성장이라는 생존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아프리카 대륙이 이제는 '녹색 전환'의 실증 무대로 변화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2026 자연 재정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태계를 훼손하는 '자연파괴적 금융'은 연간 7조3천억달러(약 9천860조원)다. 생태계를 복원하고 보호하는 '자연기반해법 투자액'은 2천200억달러(약 297조원)에 불과하다.
다만 글로벌 공공 개발자금(ODF) 내 자연기반해법 액수는 2023년 기준 78억달러(약 10조원)를 기록하며 '공공 부문 역할 확대'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이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수치로, 개발도상국 녹색 전환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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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일회성 물품 전달이나 시설 건립에 그치던 공적개발원조(ODA)가 한국의 첨단 ICT·AI 기술, 친환경 농업 기술, 민간 기업의 산업 역량과 결합해 아프리카의 산업 지도와 기후 대응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그린 ODA 2.0'으로 진화 중이다.
르완다 도심 핵심 이동 수단 '모토' (키갈리=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르완다 거리에서 주요 대중교통 수단인 내연기관 오토바이 택시 '모토'와 자전거가 활발히 오가고 있다. 르완다 정부는 매연을 뿜는 기존 모빌리티 체계를 친환경 전기 오토바이로 개편하는 녹색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26.9.28
"하루 2만6천회 배터리 교체"…르완다 뒤흔든 모빌리티 혁신
르완다 정부는 키갈리를 중심으로 대중교통 등 모빌리티 체계 전반을 친환경으로 개편하는 '키갈리 전기 모빌리티 전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버스를 전기버스로 교체하고 버스전용차로(BRT) 구축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심 내 주요 이동 수단인 오토바이 택시 '모토' 역시 친환경 전기 오토바이로 빠르게 전환할 방침이다.
이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의 중심에는 아프리카 대표 기후테크 기업인 '앰퍼샌드'가 있다. 앰퍼샌드 현지 법인에 따르면 르완다 내에만 7천500대가 넘는 전기 오토바이 택시가 운행 중이며, 하루 평균 2만6천회 이상의 배터리 교체가 이뤄진다.
앰퍼샌드는 자체 운영 관리 시스템인 '앰퍼스옵스'와 운전자용 앱 '드라이브앱'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배터리 충전 상태와 스테이션 혼잡도를 안내함으로써 기존 주유소 대기시간보다 빠른 서비스를 제공한다.
르완다 정부 역시 관세 면제, 공공시설 활용 지원, 경쟁력 있는 산업용 전력 요금제 등 과감한 인센티브로 시장 형성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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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하키지마나 앰퍼샌드 국가 담당 매니저는 "전기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연료비 50% 이상, 정비비 40% 이상을 각각 절감한다"며 "르완다에서 검증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2022년 케냐에 진출했고, 동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키갈리 시내에서 만난 한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는 "휘발유 가격이 계속 올라 하루 버는 돈의 절반 이상을 기름값으로 썼다"며 "전기 오토바이를 사용하면서 유지비가 크게 줄어 일일 순소득이 30% 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코이카가 지원한 르완다 루바부 수확후처리센터(LPC) 전경 (루바부=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르완다 서부 루바부 지역에 건립된 수확후처리센터(LPC) 전경.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지원으로 건조 온실 등 스마트 처리 시설을 갖췄다. 덕분에 현지 농가들이 양파 등 주요 농산물의 수확 후 폐기율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됐다. 2026.9.28
수확 후 손실 막는다…키갈리-루바부 연결 '스마트 녹색 공급망'
기후변화는 아프리카 농업의 생산성뿐만 아니라 수확 이후 저장·가공 단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은 '르완다 농산물 가치사슬 스마트화 지원사업'을 통해 르완다의 농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녹색 산업으로 바꾸고 있다.
키갈리의 국립농산물가공수출센터(NPC)와 루바부를 포함한 4개 거. 지역 LPC를 축으로 한다. 농산물의 생산부터 수확 후 처리, 유통, 수출에 이르는 전 과정을 ICT 기반으로 연결하는 스마트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고추와 양파 등 환금성 작물을 재배하는 1천700여명의 현지 농민을 대상으로 기후 스마트 농업과 수확 후 관리 기술 교육을 진행한다. 품질 저하로 인한 농산물 폐기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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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바부 LPC에서 만난 한 농민은 "과거엔 수확 후 보관 시설이 부족해 고추나 양파가 썩어 버려지거나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다"며 "코이카 지원으로 기후 위기 속에서도 농산물의 가치를 지키고 수출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전했다.
루바부 수확후처리센터 온실서 양파 건조하는 르완다 농민들 (루바부=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르완다 루바부 수확후처리센터(LPC)에 마련된 온실에서 현지 농민들이 수확한 양파를 다듬어 건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스마트 농업 가치사슬 지원을 통해 수확 후 폐기율을 대폭 줄였다. 2026.9.28
AI 센서부터 미생물 사료까지…케냐 낙농업 지형 바꿨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서리로 심각한 사료 난을 겪던 케냐 낙농가에는 한국의 첨단 IT·친환경 농업 기술이 큰 도움이 됐다. 바딧의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과 청운바이오텍의 TMF 기술이 케냐 현지에 뿌리를 내리면서다.
케냐 냔다루아 등 낙농 현장에서 바딧의 사물인터넷(IoT) 센서 기술이 가축의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기후변화로 빈번해진 질병을 조기에 감지하고 최적의 번식 주기를 관리한다.
여기에 청운바이오텍이 전수한 TMF 기술이 결합해 시너지를 냈다. 기존 현지 사료는 소화 흡수율이 낮아 영양 불균형과 번식 장애를 유발했고, 출산 후 1∼2년 이상 가임기가 돌아오지 않아 우유 생산이 중단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그러나 스마트 사양 관리와 TMF가 도입된 뒤 현장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개체당 일일 산유량이 기존 18L 수준에서 34∼38L로 약 2배 증가했고, 정상 가임기를 회복해 '연 1마리 출산' 체계가 정립됐다.
또한 포장 발효사료 덕분에 건기에도 사계절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졌다. AI 센서를 통한 정밀 질병 예방으로 가축 폐사율도 대폭 낮아졌다.
투라 낙농조합을 중심으로 현지 농민들이 고효율 저비용의 혜택을 누리면서 도시로 떠나려던 지역 청년들이 축산업을 통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는 선순환도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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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조합 관계자는 "한국의 첨단 IT 센서와 미생물 발효 기술이 현지 환경에 맞춤형으로 융합되면서 농가의 소득을 온전히 지켜내고 있다"며 "주민들이 기후위기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자립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냐 낙농 현장서 미생물 발효사료 。검하는 청운바이오텍 대표와 현지 조합 관계자 (냔다루아=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이은성 청운바이오텍 대표(오른쪽)가 지난 4일(현지시간) 케냐 냔다루아의 한 낙농가에서 한국 기술로 개발된 미생물 발효사료(TMF)를 소에게 먹이며 상태를 .검하고 있다. 스마트 사양 관리와 발효사료 도입 후 현지 낙농가의 일일 산유량이 2배가량 증가했다. 2026.9.28
코이카 '그린 ODA' 사업 주목…저전력 AI·IoT 기술 접목
인프라가 열악한 아프리카 현지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코이카의 거。별 무상 그린 ODA도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
에너지효율 진단과 산업 탈탄소화 촉진 사업을 통해 현지 녹색 일자리 창출과 직업교육 현대화도 함께 도모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자동차 정비 직업훈련원 4곳을 거。으로 친환경 자동차 정비 기술 고도화 사업이 진행된다. 전기차와 천연가스 차량 정비 교육과 현지 교사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유네스코와 협력해 아치나나나 열대우림 생물다양성 보존과 천연자원 관리 사업을 펼쳤다. 숲 복원과 드론 기반 감시 체계 구축에 더해 농업·양식 기술 교육, 직업훈련센터 운영 등을 병행해 지역사회의 자립을 이뤄냈다.
나아가 전력·통신 인프라가 취약한 아프리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 연결 없이도 현장에서 기상 재해를 예측하고 전력망을 효율화하는 '저전력 AI'와IoT 기술을 ODA 사업과 접목하려는 다각적인 시도도 .차 활발해지고 있다.
코이카·유네스코, 마다가스카르서 생물다양성 보전 협력 (서울=연합뉴스) 마다가스카르 북동부에 위치한 마로제지 국립공원을 알리는 표지판 뒤로 푸른 농경지와 험준한 산림 경관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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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은 유네스코와 함께 마다가스카르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자연자원 관리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6.9.28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30년 ODA '100억달러' 선언…상생형 '녹색 자립 생태계' 도약
2024년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ODA 규모를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에서 그린 ODA의 패러다임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그간 식량 구호나 단발성 인프라 지원에 치중했던 과거를 넘어, 한국의 ICT·스마트농업·청정 기술과 아프리카의 현지 수요를 결합한 '상생형 그린 ODA'로 도약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공공 재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로 탄소 감축 성과를 검증하고 민간 자금을 유치하는 '탄소 재정' 메커니즘도 도입됐다.
케냐와 르완다 등에서는 산림 전용 방지 사업(REDD+) 등을 통해 탄소 배출권 거래로 자체 수입원을 창출하고 있다. 저전력 AI와 기후테크를 연계한 스마트 원조도 시도되고 있다.
현장 협력을 지원하는 안드레아스 갈라툴라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데이터·AI 팀장은 "한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은 첨단 기술과 현지 수요가 맞물리는 '공동 개발' 형태가 돼야 장기적이고 측정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지 인재들의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설계 단계부터 공공, 민간, 공동체가 함께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대(對)아프리카 ODA가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상생의 녹색 산업 공급망'으로 결실을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안드레아스 갈라툴라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데이터·AI 팀장 (서울=연합뉴스) '제19회 서울 ODA 국제회의'에 참석한 안드레아스 갈라툴라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데이터·AI 팀장이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9.28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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