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XC60 리차지 "이쯤되면 도심형 전기차!"

볼보코리아가 새로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라인업 'XC60 리차지'를 선보였다. 신차는 기존 최상위 모델인 'XC60 T8 PHEV'의 마이너체인지 모델이다. 볼보 전동화 브랜드인 '리차지'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에 걸맞게 배터리 용량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XC60 리차지의 배터리 용량은 기존 11.6kWh에서 18.8kWh로 늘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57km로, 기존 모델 대비 8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서울 시민 평균 출퇴근 거리가 29km임을 감안하면, 완충 시 기름 한방울 쓰지 않고 이틀간 출퇴근이 가능한 수준이다.

볼보코리아가 5월27일 진행한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신형 XC60 리차지의 매력을 살폈다. 핵심 업데이트인 배터리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경기도 판교의 한 브런치 카페부터 서울 광화문까지, 약 30km를 오직 전기로만 달려봤다.

내·외관 디자인은 기존 XC60과 동일하다. 익숙한 모습을 뒤로한 채 곧바로 운전석에 올랐다. 시승차 계기판에 찍힌 순수전기 주행가능 거리는 38km, 배터리 용량은 절반이 조금 넘게 남아있다.

XC60 리차지는 하이브리드, 파워, 오프로드, 퓨어, 사륜구동 등 총 다섯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이중 '퓨어' 모드는 시속 140km까지 엔진 개입 없이 오직 전기로만 달리도록 고정해준다. PHEV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린 드라이브 모드라고 할 수 있다. 해당 모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전기로만 달리는 느낌이 꽤 상쾌하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전혀 없는 모습은 여느 전기차와 다를 바 없다. 전기모터 단일 출력도 143마력으로 기존보다 50마력 높아졌고, 최대토크는 31.5kgf·m로 왠만한 중형차 엔진에 버금가는 힘을 내니 한층 쾌적한 발진이 가능하다.

엔진은 앞바퀴를 담당하고, 전기모터는 뒷바퀴를 굴린다. 즉 전기로만 달리는 퓨어 모드에서는 후륜구동 자동차인 셈이다. 후륜구동의 승차감을 누릴 수 있는 뜻밖의 장점이 있다. 엔진만 구동할 경우 전륜구동, 전기모터까지 함께 작동하면 상시 사륜구동까지 지원한다.

평소 출퇴근길과 다름없는 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수없이 반복했지만,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거리는 비교적 정직하게 줄어든다. 여기에는 'B 모드'가 강화된 탓도 크다. 회생제동 개입 빈도를 높여 이제는 완전 정차까지 지원한다. 전기차처럼 진정한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주행거리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언제든 엔진이 깨어날 준비를 마친다. 아직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1시간20분을 달려 목적지인 광화문에 도착했다. 트립 컴퓨터상으로 28.7km를 이동했고, 남은 주행가능 거리는 9km였다. 출발 당시 주행가능 거리가 38km였으니, 계기반에 표기된 거리와 실제 이동거리가 거의 일치한 셈이다. 기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440km로 출발 때와 동일했다. 주행 중 엔진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신형 볼보 XC60 리차지는 늘어난 배터리 용량 하나만으로 충분히 돋보이는 상품성을 갖췄다. 집이나 회사에 충전 인프라만 확실히 구축된 환경이라면, PHEV의 매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겠다. 출퇴근 거리가 왕복 50km 이내라면 기름을 전혀 쓰지 않고도 일주일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값비싼 출고가는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XC60 리차지 가격은 8570만원으로, 인기 트림인 B6 인스크립션 대비 1370만원, 기본형인 B5 모멘텀과 비교해 2380만원 비싸다. 연간 주행거리가 많지 않다면 2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기름값으로 메꾸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충전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거나, 충전 자체가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다른 파워트레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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