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100% 폴스타2, 비싸진 테슬라 모델3 잡겠는데?[차알못시승기]


올해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가 인하는 지난달말부터 전기차를 사려던 소비자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였다. 6000만원이었던 기준이 5500만원으로 내려가면서다. 이번 개정으로 보조금을 다 받으면서 수입 전기차를 사는 게 더 어려워졌다.

2022년 수입 전기차 출시 첫 시작을 끊은 폴스타2(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는 5490만원에 출시돼 보조금 100% 수령 가능하다. 테슬라 모델3를 공개저격한 셈이다. 폴스타2의 경쟁모델인 모델3는 지난해 초 5990만원(롱레인지)이었으나 현재 6979만원까지 올랐다.

'가성비+프리미엄'을 앞세운 폴스타2는 국내 사전계약 첫날에 이미 올해 판매 목표인 4000대를 초과달성했다. 성능도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23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웨이브아트센터에서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을 시승해봤다.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디자인 100점만점에 '120점'…英에 비해 1660만원 저렴한 차값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측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측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운전석 문에 적힌 모델명/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운전석 문에 적힌 모델명/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CEO는 볼보 디자이너 출신이다. 디자인은 100점만점에 120점을 줘도 모자를만큼 심플하고 깔끔하게 차가 고안됐다. 국내에 흔치 않은 '패스트백' 세단 디자인을 채택해 실용성도 갖췄다.

불필요한 디자인은 다 걷어냈다. 외관에 폴스타 브랜드 로고가 있기는 하지만 제품명조차 1열 문 하단에 아주 조그맣게 적혀있다. 내부도 버튼을 최대한 적게 쓰는 볼보 디자인을 계승했다. 통유리로된 천장에 폴스타 로고를 마치 '북극성'처럼 띄우는 독창적인 디자인도 적용했다.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천장. 폴스타 로고가 보인다./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천장. 폴스타 로고가 보인다./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사이드미러. 유리만 움직이는 기존 차들과 달리 사이드미러 전체가 움직인다./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사이드미러. 유리만 움직이는 기존 차들과 달리 사이드미러 전체가 움직인다./사진=이강준 기자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디자인은 사이드미러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미관을 해치는 베젤을 없애고 사이드미러가 통째로 움직이게 설계했다. 이날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날씨였지만, 사이드미러는 보호 테두리가 없어도 훌륭하게 제몫을 해냈다.

전기차만의 특징인 '프렁크(프론트+트렁크)'도 있다. 커다란 책가방 하나는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는다. 패스트백 디자인인만큼, 2열 좌석도 접을 수 있어 추가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다. 키 187㎝인 기자가 누울 수 있을정도로 공간이 넉넉해 차박도 가능하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가격도 상당히 덜어냈다. 영국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은 4만3800파운드(약 7149만360원)으로 한국에 비해 1660만원이 비싸다. 독일은 4만6930유로(약 6396만8406원)로 한국에 비해 906만원을 더 내야한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417㎞로 꽤 길다.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에 키 187cm인 기자가 누운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에 키 187cm인 기자가 누운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운전석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운전석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가성비·디자인빼고는 '기술적 장점'은 없어…국산차식 '옵션 장난'도 아쉬워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계기판/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계기판/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전용 T맵도 들어갔다. 차량 상태와 운전자 주행습관, 교통상황 등을 AI가 종합적으로 계산해 도착 후 배터리 전량을 매우 정확하게 알려준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가 들어가 스마트폰처럼 빠릿빠릿하게 작동한다. 웬만한 차량엔 다 있는 '잔렉'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승차감은 푹신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딱딱하지도 않게 '탄탄'하다. 도로 노면이 다소 잘 느껴지지만 불필요한 차의 움직임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장거리 운행엔 편했다.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에 탑재된 T맵이 계산한 도착 후 잔여 배터리량/사진=이강준 기자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에 탑재된 T맵이 계산한 도착 후 잔여 배터리량/사진=이강준 기자
그러나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디자인과 가성비 등은 장점이지만 테슬라의 반자율주행, 현대차의 초급속 충전이나 V2L(Vehicle to Load, 차량 배터리에 220V 외부 전원을 꽂아서 쓸 수 있는 기능) 같이 '기술적 특장점'이 없다.

주행가능거리 400㎞대는 전기차 중에서는 사실 무난한 수준이고, 충전도 150kW급으로 테슬라·현대차 초급속 충전에 비해 한참 느리다. 플랫폼 기반 전기차지만 2열쪽 바닥이 평평하지도 않다.

괜히 익숙한 국산차식 '옵션 장난'도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는 파일럿 팩(350만원) 옵션을 선택해야한다. 나파 가죽과 통풍시트를 넣으려면 100만원을 더 내야한다. 냉정하게 말해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 대부분을 옵션에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각종 옵션을 다 추가하고도 6000만원 이하의 패스트백 전기차는 아직까진 국내서 매우 귀하다. 특히 볼보하면 떠오르는 '안전성'도 폴스타2에 그대로 녹아있다. 패밀리카 용도로 도심용 세컨카로 구매를 고려해볼만 하다. 테슬라를 두 번째 차로 사기엔 너무 비싸졌다.

폴스타2 차량 가격(부가세 포함)은 △롱레인지 싱글모터 트림 5490만원 △롱레인지 듀얼모터 트림 57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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