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볼보 XC60 PHEV, 세련된 감성과 강력한 성능의 조화 | 원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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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를 몰아본 사람이라면 안다. 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건 화려한 과시가 아니라 조용한 확신이라는 것을. XC6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그 철학을 가장 잘 구현한 모델이다. 겉으로는 절제되어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놀라울 만큼 풍성하다.
8년 묵은 디자인이 여전히 통하는 이유
2018년 나온 차다. 자동차 업계에서 8년이면 한 세대가 지나간다. 그런데도 XC60은 낡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요즘 나오는 과도하게 각진 SUV들 사이에서 더 우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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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 바뀐 건 그릴과 휠 정도다. 사선 방향의 메시 패턴을 적용한 새 그릴은 이전보다 약간 더 공격적이지만, 여전히 점잖다. 브라이트와 다크, 두 가지 테마 중 고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론 다크 테마가 더 세련돼 보인다. 20인치 이상의 대형 휠은 SUV에 필요한 존재감을 부여하지만, 볼보답게 과하지 않다.
배기 파이프를 감춘 것도 영리한 선택이다. 요즘 전기차들이 다 그렇게 하지만, XC60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니까 더 자연스럽다. 친환경을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그 방향성은 분명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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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을 그대로 옮겨놓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해된다. 왜 사람들이 '스칸디나비아 미니멀리즘'을 들먹이는지. 불필요한 게 없다. 대시보드에 깔린 드리프트우드 무늬목, 스웨덴 오레포스사 크리스탈로 만든 기어 노브. 이런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독일차의 정밀함과는 다르다. 덜 긴장되고, 더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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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인치 디스플레이는 요즘 기준으론 크지 않다. 벤츠나 BMW는 이미 더 큰 화면을 달았다. 하지만 크기가 전부는 아니다.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 덕분에 반응 속도가 빠르고, 구글 맵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어 내비게이션 따로 쓸 필요가 없다. 정전식 터치라 거의 건드리기만 해도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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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건 온도 조절이다. 물리 버튼이 아니라 화면 속에 있어서, 운전 중에 조작하려면 시선을 떼야 한다. 이건 최근 볼보 모델들의 공통된 약점이다. 바워스앤윌킨스 오디오는 1,410와트짜리다. 숫자만으론 와닿지 않겠지만, 막상 틀어보면 안다. 차 안이 작은 콘서트홀로 바뀐다. 저음이 풍성하면서도 고음이 날카롭지 않다. 장거리 주행할 때 이만한 오디오가 있으면 피로가 확실히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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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과 속이 다른 차
XC60 T8의 매력은 이 간극에 있다. 겉으로는 얌전한 가족용 SUV처럼 보이지만, 액셀을 밟는 순간 본색을 드러낸다.
2.0리터 4기통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합쳐져 449마력을 낸다. 0-100km/h 가속이 5초 미만이다. 2.1톤 넘는 차체가 이 정도로 빠르게 튀어나간다는 게 신기하다. 앞바퀴는 엔진이, 뒷바퀴는 모터가 밀어주는 방식이라 출발할 때 네 바퀴가 고르게 힘을 받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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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전기 모터만 쓰며 조용히 굴러간다. 18.8kWh 배터리로 60km 정도 갈 수 있다. 출퇴근용으론 충분하다. 집에서 충전하면 3시간이면 다 찬다. 급속 충전이 안 되는 건 아쉽지만, 밤새 꽂아두면 되니 큰 불편은 없다.
문제는 배터리가 바닥났을 때다. 그때부턴 순수 하이브리드로 돌아가는데, 리터당 11~12km 정도 나온다. 2.1톤짜리 차 치고 나쁘진 않지만, 전기로 달릴 때와 비교하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충전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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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은 볼보답다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이라 대체로 부드럽다. 고속도로에서는 차체를 낮춰 안정감을 높이고, 험한 길에서는 높여서 충격을 흡수한다. 초당 500번씩 도로 상태를 읽는다는데, 체감상으론 그냥 '잘 만든 서스펜션'이다.
다만 20인치 이상 큰 휠을 끼우면 얘기가 달라진다. 요철 지나갈 때 '탁탁' 하는 충격이 느껴졌다. 승차감을 중시한다면 18~19인치를 고르는 게 낫다. 볼보는 원래 부드러운 승차감으로 유명한 브랜드인데, 큰 휠이 그 장점을 반감시킨다.
정숙성은 훌륭하다. 이중 접합 유리 덕분에 바람 소리는 거의 안 들린다. 다만 노면 소음은 좀 들어온다. 특히 거친 아스팔트 위에서 고속으로 달리면 '우우우' 하는 소리가 올라온다. 완벽한 정숙성을 원한다면 메르세데스-벤츠 GLC를 고려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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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은 충분, 하지만 넉넉하진 않다
트렁크는 505리터에서 1,432리터까지 늘어난다.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놓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치고는 선방한 편이다. 골프백 네 개는 들어간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 둘이 앉기에 무리 없다. 레그룸이 넉넉하고, 등받이 각도도 편하다. 에어컨 송풍구가 B필라에 달려 있어서 여름에 뒷좌석 타면 빠르게 시원해진다. 열선 시트는 2단계로 조절되고, USB-C 포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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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서스펜션이 있으면 버튼 하나로 차체 뒤를 낮출 수 있다. 무거운 짐 싣고 내릴 때 편하다. 이런 디테일이 볼보다운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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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를 살 것인가, 볼보를 살 것인가
BMW X3, 메르세데스-벤츠 GLC와 비교하면 XC60은 덜 날카롭다. 코너링할 때 차체 기울기가 좀 더 느껴지고, 스티어링 휠 감각도 덜 직접적이다. 운전의 재미를 따지면 독일차가 앞선다.
하지만 XC60에는 독일차에 없는 게 있다. 편안함이다. 독일차들이 '정밀 기계'라면, XC60은 '잘 만든 가구'다. 오래 앉아 있어도 피곤하지 않다. 시트 인체공학은 정말 훌륭하다. 장시간 운전해도 허리가 안 아프다.
가격은 9,120만원(T8 AWD 울트라 기준)이다. 비슷한 사양의 GLC나 X3와 비교하면 약간 비싸다. 하지만 볼보는 통풍 시트, 바워스앤윌킨스 오디오,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준다. 독일차들은 이런 옵션 다 넣으면 가격이 훨씬 더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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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취향의 문제
XC60 T8은 과시하지 않는 사람을 위한 차다. 성능은 좋지만 요란하지 않고, 고급스럽지만 거만하지 않다. 8년 된 디자인이 여전히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유행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차의 정밀함이나 일본차의 실용성을 원한다면 다른 선택지가 있다. 하지만 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매일 타는 차가 삶의 질에 영향을 준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XC60은 충분히 설득력 있는 답이다.
조용하지만 빠르고, 단순하지만 풍요롭다. 이게 스웨덴식 프리미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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