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YD, 씨라이언 6 DM-i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경계의 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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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씨라이언 6 DM-i는 2025년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150만 대를 넘어선 베스트셀러 모델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최근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는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순수전기차 중심으로 성장하던 시장이 보다 다양한 전동화 수요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충전에 대한 부담은 줄이면서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럽과 호주, 남미,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판매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 변화의 중심에는 BYD의 대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씨라이언 6 DM-i'가 있다. 씨라이언 6 DM-i는 2025년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150만 대를 넘어선 베스트셀러 모델로, 유럽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 1위를 기록했고 호주 시장에서도 최상위권 판매 실적을 이어가며 상품성을 입증했다.
충전 인프라가 성숙한 시장에서는 효율성과 전동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현실적인 친환경차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된 PHEV, 국내 시장에 상륙
국내 시장에 처음 소개된 씨라이언 6 DM-i 역시 이러한 글로벌 성공 공식을 바탕으로 등장했다. BYD는 이 차량을 단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아닌 '전기차 기반 하이브리드(Electric-First Hybrid)'라고 설명한다. 전기모터를 주 구동원으로 활용하고 엔진은 효율 향상을 위한 보조 역할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과 장거리 이동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BYD 씨라이언 6 DM-i는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과 장거리 이동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실제 시승을 통해 경험한 씨라이언 6 DM-i는 지금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익숙하게 접해온 하이브리드 SUV와는 분명히 다른 성격을 보여줬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즉각적인 응답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장거리 주행의 자유로움까지 확보하려는 BYD의 전략이 차량 전반에 녹아 있었다.
전동화 SUV다운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넓은 공간
차량을 마주한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전동화 SUV다운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다. BYD의 '오션 에스테틱(Ocean Aesthetics)'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완성된 외관은 날카롭고 공격적인 분위기보다는 유려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한다.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얇은 LED 주간주행등과 넓게 펼쳐진 차체 비율은 전동화 모델 특유의 깔끔한 인상을 전달한다. 여기에 입체적으로 다듬어진 범퍼 디자인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측면 캐릭터 라인은 차량을 실제보다 더욱 길고 안정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전장 4775mm와 휠베이스 2765mm를 기반으로 한 차체 크기는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는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를 충분히 의식한 수준이다. 단순히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패밀리 SUV다운 공간성과 전동화 모델 특유의 미래 이미지를 균형 있게 담아낸 모습이 인상적이다.
BYD의 '오션 에스테틱(Ocean Aesthetics)'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완성된 외관은 유려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실내 공간에 들어서면 최근 BYD가 추구하는 디지털 중심 설계 철학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실내 중심을 차지하며 스마트 디바이스를 조작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전동화 플랫폼의 장점을 활용한 공간 설계는 예상보다 만족도가 높다. 대시보드 구성은 단순하면서도 개방감이 뛰어나고 1열뿐 아니라 2열 공간 역시 성인 남성이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여유를 확보했다.
전기차처럼 움직이고 하이브리드처럼 달린다
씨라이언 6 DM-i의 진짜 경쟁력은 정차 상태가 아닌 도로 위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이 차량의 핵심은 BYD가 오랜 시간 개발해 온 DM-i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있기 때문이다.
시동 버튼을 누른 직후부터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SUV와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된다. 엔진이 깨어나는 진동이나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계기판을 확인해야만 차량이 준비 상태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하다.
해당 모델은 시동 버튼을 누른 직후부터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SUV와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도심 주행 환경에서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에는 전형적인 전기차에 가까운 반응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개입하는 느낌이 강하지만 씨라이언 6 DM-i는 전기모터가 먼저 차량을 밀어내는 감각이 훨씬 뚜렷하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0Nm를 발휘하는 전기모터는 출발 직후부터 즉각적인 힘을 전달한다. 신호 대기 후 출발하거나 교차로를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차량은 예상보다 경쾌하게 움직이며 차체 크기와 무게를 쉽게 잊게 만든다.
특히 반복되는 도심 정체 구간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저속 주행 상황에서는 엔진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가속과 감속 과정 역시 매우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순수 전기차를 운전하는 것과 비슷한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해당 모델은 도심 주행 환경에서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전형적인 전기차에 가까운 반응이 나타난다(BYD)
고속 구간에서 속도를 높이면 씨라이언 6 DM-i는 예상보다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에서는 고속 가속 시 엔진 회전수가 급격히 상승하며 소음과 진동이 거슬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 차량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전기모터가 먼저 토크를 전달하고 이후 엔진이 효율적으로 힘을 보태는 방식 덕분에 가속 과정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엔진이 개입하는 순간에도 이질감이 크지 않고 동력 전환이 부드럽게 이뤄져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감이 적다.
장시간 고속 주행을 이어가는 과정에서는 전기차 수준의 정숙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동급 하이브리드 SUV 가운데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NVH 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 역시 적절하게 억제돼 있으며 실내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정도의 정숙성을 확보했다.
가족 중심 SUV에 어울리는 승차감 세팅 또한 씨라이언 6 DM-i의 장점으로 꼽힌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전기차는 부담스럽고 하이브리드는 아쉽다면
가족 중심 SUV에 어울리는 승차감 세팅 또한 씨라이언 6 DM-i의 장점으로 꼽힌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조합은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속방지턱이나 노면 이음새를 지나는 과정에서는 초기 충격을 한 번 흡수한 뒤 실내로 전달하는 느낌이 강하게 나타난다. 스포츠 SUV처럼 단단한 주행 감각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거리 여행이나 가족 이동이 많은 소비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세팅이다.
일상 주행에서 느껴지는 조향감 역시 부담 없는 성격이다. 스티어링 휠 조작은 가볍고 자연스러우며 차체 크기에 비해 다루기 어렵다는 느낌은 거의 없다. 도심 주행과 고속도로 크루징에 최적화된 패밀리 SUV다운 성격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동화 SUV로서의 활용성 또한 씨라이언 6 DM-i가 가진 중요한 경쟁력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전동화 SUV로서의 활용성 또한 씨라이언 6 DM-i가 가진 중요한 경쟁력이다. 18.3kWh 블레이드 배터리를 기반으로 EV 모드만으로 최대 70km 주행이 가능하고 V2L과 DC 급속 충전 기능까지 지원한다.
실제 국내 소비자들의 평균 출퇴근 거리를 고려하면 평일에는 전기차처럼 사용하고 주말 장거리 이동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면서도 충전 환경 때문에 망설였던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번 시승을 통해 확인한 씨라이언 6 DM-i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SUV가 아니었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즉각적인 반응성, 하이브리드의 효율성과 장거리 주행 자유로움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낸 새로운 형태의 전동화 SUV에 가까웠다.
씨라이언 6 DM-i는 충전 불안감과 주행거리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이면서도 전동화의 장점은 최대한 유지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특히 전기차 전환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충전 불안감과 주행거리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이면서도 전동화의 장점은 최대한 유지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국내 판매 가격 3750만 원을 고려하면 씨라이언 6 DM-i는 현대차와 기아가 주도하는 국내 친환경 SUV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접근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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